- 서른 살, 나에게도 1억이 모였다 - 이혜미 저자(글), 청림출판 · 2016년

이 책의 저자가 쓴 『효도하며 살 수 있을까』를 우연히 먼저 읽고 이 책을 찾아 읽었다. 책이 재미있고 당찬 느낌이다. 어디에 내놔도 살아갈 것 같은 단단함이 있다. 많은 것을 배웠다.

돈 벌러 사회에 진출해야 할 즈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공부를 들고파든 무슨 기술을 배우든 간에, 그들도 결국 무언가를 팔아서 돈을 버는 것이 아닌가. 회사라는 것도 알고 보면 대단한 비결을 가지고 운영을 하는 것이 아니다. 결국은 뭐든 가져다 팔아서 이익을 남기면 되는 것이었다. 콘텐츠든 재화든 싸게 만들어서 비싸게 많이 팔면 남는 게 아니던가. 변호사와 의사는 자신의 능력을 팔고, 선생님은 배운 걸 팔아 돈을 벌고, 예술가는 작품을 팔고 입장권을 팔아서 먹고산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돌연 삶이 보였다.
"삶은 장사다!"
이제 돈 이야기는 어느 정도 자유롭게 하는 것 같다. 애들도 안다. 돈 없으면 서럽다는 것을. 하지만 '장사' 이야기를 하면 여전히 손사래를 치는 사람들이 많다. ."장사? 아무나 하는 것 아니잖아(p. 23)요.?" "나는 평생 회사원 체질인걸요." 이렇게 말하며 꾹 참고 산다. 사는 것이 만족스럽지 않아도. 그런데 사실 우리는 모두 이미 장사를 하고 있다. 내가 가진 것 중 가장 만만한 시간을 팔고 있다. 시간을 팔아서 공부를 하고 기술을 배운 다음, 그걸로 돈을 번다. 회사는 급여로 당신의 시간을 사서 이익을 남긴다. 하지만 팔 줄 아는 것이 시간밖에 없다면, 여유 있는 삶을 즐기는 데 제약이 많아진다. 평생 시간만 팔다가 더 이상 써주는 곳이 없으면 그제야 물건을 팔려고 하니 치킨이, 커피가 잘 팔릴 리가 없다.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장사를 해보자
지금 내가 시간만 팔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내가 가진 것 중에 다른 팔 것은 없는지 고민해봐야 한다. 그게 외부 강의를 하거나 책을 쓸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일 수도 있고, DIY나 수집처럼 취미생활 일 수도 있고, 세상의 흐름을 먼저 읽어 남보다 먼저 아이템을 발굴해내는 안목일 수도 있다. 아무것도 팔 게 없다면 새롭게 전문기술을 습득할 수도 있다. 어떤 것이든 더 이상 내 시간을 팔 수 없을 때 팔 것을 미리 생각해놔야 한다. 그리고 그와 더불어 중요한 것 은 장사에 대한 감을 어릴 때부터 길러두는 것이다(p. 24).
한국에서는 사람을 평가할 때 어떤 차를 타는지 어떤 가방을 메는지를 본다. 특히 창업 강의를 나가면 창업해서 얼마나 돈을 벌었는지를 가늠하기 위해서인지 사람들이 대놓고 내 가방의 상표를 훑는다. 하지만 가방에 투자하는 대신 그 돈을 모으면 훗날 '명품 가방 낳는 황금 오리'를 가질 수 있음을 확신한다. 명품 가방은 나에게 큰돈을 지불할 만한 가치가 있는 대상이 아니기에, 그리고 거품 낀 가격을 지불하면 미소 지을 판매자의 얼굴에 배 아프기에, 나는 2만 원짜리 가방을 들어도 언제나 자신감 넘치고 경쾌하다(p. 35).
나를 일으켜 세운 300권의 책
"초반에 책을 많이 읽어 놓으니 지나가는 바람에 결코 흔들리지 않았다."
책으로 배우는 것보다 실전이 진짜라고 믿는 사람들에게 이야기 해주고 싶다. 무엇이 됐든 이론과 실전이 결합하면 무서운 것이 세상에 없는 거라고. 나는 쇼핑몰을 준비하며 300권의 책을 읽었다. 이렇게 많이 읽은 줄 몰랐는데, 후에 도서관 대출 기록을 세어보니 그만큼이나 되었다. 나는 책에서 끊임없이 동기 부여를 받았고, 책 덕분에 쉼 없이 달렸다. 지금도 나태해질 것 같으면 책을 꺼내든다. 한번이라도 불같이 달려본 적 있는 사람의 이야기를 읽으면 주(p. 163)인공에 몰입해 나를 벌떡벌떡 일으켜 세우게 된다. 쇼핑몰 운영 초반에 내가 감동을 받았던 책들은 단연 쇼핑몰 운영을 성공적으로 했던 선배들의 경험담이었다. 쇼핑몰 기술서들은 한 번 보고 따라 하면 그만이었지만 에피소드와 CEO의 결심이 가득한 이 알토란 같은 책들은 일이 지겹거나 열정이 떨어지려 할 때마다 내가 포기 하지 않고 일을 지탱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책을 읽을 때는 정독 대신 다독을 한다. 좋은 책은 띄엄띄엄 읽으려고 해도 꼼꼼히 다 읽기 마련이고, 어차피 머리에 안 들어오는 부분은 꾸역꾸역 읽어봤자 남지도 않는다. 그래서 필요한 부분만 가려 많이 읽는다. 책 한 권에서 한 구절이라도 내 마음속에 남았으면 그걸로 된 거다. 책 한 권을 집어서 무던히 끝까지 한 번에 보는 일도 거의 없다.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그 자리에서 손에 집히는 수첩, 영수증 조각을 가리지 않고 빼곡히 뭔가를 끄적였고 저자가 툭 뱉고 지나간 한 마디라도 궁금한 것은 인터넷 검색으로 찾고 말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면 검색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지식 탐험의 무아지경에 빠지는 일이 비일비재했고, 새로운 사이트라도 알게 되면 당장 컴퓨터를 켜고 들어가서 세세하게 둘러보느라 시간을 한정 없이 지체했다. 도서관에서 빌려 읽은 다음 소장할 가치가 있는 책은 그제야 구매해서 읽고 또 읽는다. 그러면 책값에 대한 부담 때문에 책을 덜(p. 164)보는 일이 없고, 불필요한 책들로 짐을 늘리는 일도 없어진다. 대신 내 마음에 쏙 들고, 나와 통하는 책은 늘 곁에 둔다. 언제 꺼내서 어떤 구절을 않더라도 또 다른 감동을 받고 내게 새로운 동록을 불어넣어준다. 그러니 내가 쉴 수가 없다. 그 많은 위대한 저자들이 젊음을 불태우며 열심히 하라고 말하니, 어찌 시간을 허투루 쓸 수 있겠는가!
한 가지 킥을 만 번 연습한 사람
나는 책벌레다. 언제나 10권 정도의 책을 온 집에 늘어놓고 다닌다. 책을 고루고루 읽기보다는 책 편식이 심한 편이다. 여행에 푹 빠져 있을 때는 여행책을, 글쓰기에 푹 빠져 있을 때에는 글쓰기책에 몰두한다. 1,000만 원의 월 수익이 절실할 때는 빌려온 책이 모두 1,000만 원 수익과 관련된 책이었고, 블로그 마케팅을 해봐야겠다고 마음먹었을 때는 블로그 관련 책을 이 잡듯이 뒤졌다. 이소룡도 만 가지의 킥을 차는 사람은 두렵지 않으나 한 가지 킥을 만 번 연습한 사람은 두렵다고 했다. 이렇게 병적으로 읽었던 책들은 일하는 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되었다. 인문학 책을 읽어야 할 텐데 뭘 읽어야 할지 고민하지 않았다(p. 165). 내가 필요하면 나도 모르게 책에 손이 갔다. 중국어를 잊어가고 있는데 HSK 책은 보기 싫었다. 마침 인문학이 유행할 때라 자연스럽게 나와 가장 연관성이 있어 보이는 인문 책인 《손자병법》과 《사기》를 집어 들었다. 그렇지 않고 누구나 다 읽는다니까 펴본 《논어》나 《탈무드》 같은 책은 머릿속에 들어가지 않을뿐더러 연애 소설보다도 남는 것이 없었다. 어릴 때 읽은 책이 평생 자산이 된다는 말은 맞는 말이다. 그때 책을 읽으며 정립된 개념이나 가치관은 커서도 오래오래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새로운 일을 도전하면서 그 일과 관련된 책을 초반에 읽어놓으면 많은 도움이 된다. 전체적인 일의 개념과 그 일에 대한 철학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내 안에 중심이 잡혀 지나가는 바람에도 쉬이 흔들리지 않는다. 자고로 책 안에 답이 있다. 내가 읽은 책에서는 모두 초반에는 돈을 많이 투자하지 말고 시간을 많이 투자할 것, 수익을 꼼꼼하게 따지고 야무지게 돈을 잘 모을 것을 강조했다. 그 가르침이 머릿속에 남아 있었던지 나는 꼭 그대로 따라하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을 돌아다녀 보거나 사람들을 만나보면 누구는 광고를 얼마 했다더라, 사입을 많이 해서 가격을 낮췄다더라는 자극적인 이야기가 성행한다. 그 누구도 검증해줄 수 없는 이야기들이다. 어느 책에서도 그런 이야기를 본 적이 없다(p. 166). 대한민국 성인 10명 중 3명이 일년에 책 한 권을 읽지 않는다고 한다. 직장인의 일 년 평균 독서 권수도 9.8권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기회가 없다. 모든 사람들이 다 책을 읽고 똑똑해지면 나의 똑똑함은 소용없다. 남들 안 할 때 틈새를 파고들어야 성 공한다. 모든 일에는 지름길을 찾는 대신 기본기를 충실히 하는 자가 오랫동안 살아남는다. 오래된 불변의 진실, 책 속에 길이 있다(p. 16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