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2-07(토)

문화
Home >  문화

실시간뉴스
  • 【포토에세이】 철도길
    철길이 길게 놓여 있다. 비록 끝이 보이지는 않으나 목적지는 이미 정해져 있다. 철길이 없으면 어떤 철도도 달리지 못하기에 같은 철길을 다양한 이동 수단들이 사용한다. 무궁화, 새마을 그리고 ktx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요금도, 소요 시간도 다르다. 이 철도길은 오늘 어떤 세상으로 나를 데려다 줄 것인가 기대감과 설레임으로 기차에 오른다
    • 문화
    • 포토에세이
    2025-09-03
  • 【포토에세이】 부추도 꽃이다
    옥상 텃밭 한 구석에 어머니께서 동네 친구분에게 얻어오신 부추가 심겨 있다. 어느 날 장독대 대형 화분에 몇 포기 옮겨 심었다. 이전에는 꽃을 심었었다. 가끔 자라난 부추를 잘라 먹었다. 그러다 그것도 시들해져서 그냥 내버려두었더니 흐느적거리는 풀같았던 줄기가 꼿꼿이 세워지고 키가 자라 끝 쪽에 뭔가 맺히더니 작은 꽃을 피웠다. 참 요물이다. 잘라 먹을 때는 풀같았는데 그냥 내버려두니 계절을 따라 생존을 위해 꽃을 피운 하나의 꽃이 되더니 신기해 유심히 보는 사이 벌도 날아와 꽃을 어루만지고 사라졌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부추꽃은 처음 봤다. 늘 집이나 식당에서 음식 부재료로 먹던 풀 같은 것이 이렇게 작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다니 참으로 신기하고 신기하다. 도심 옥상에서 부추꽃을 보니 서울 촌놈이 행복하다. 식물은 번식을 위해 꽃을 피워 벌과 나비를 통해 수정한다. 그렇게 다음 세대를 이어간다. 사람도 꽃이다! 화려한 장미, 매혹적인 목련도 꽃이지만 부추도 꽃이다. 우리 모두 각자만의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기를 .....
    • 문화
    • 포토에세이
    2025-08-27
  • 【포토에세이】 안빈낙독은 안빈낙도
    안빈낙도(安貧樂道)란 “가난한 생활을 하면서도 편안한 마음으로 도를 즐겨 지킴”이란 말이다. 내겐 안빈낙독(安貧樂讀)이 있다. “가난한 생활을 하면서도 편안한 마음으로 독서한다”는 뜻이다. 교단 기자는 담임목사 때보다는 가난하다. 담임목사로서 보장되었던 많은 것들이 이제는 하나도 없다. 차량 유지비도, 통신비도 모두 교회가 부담했었다. 담임 부임 때 구입했던 트라제XG를 가져와 아주 가끔 사용하고 주로 세워둔다. 기자로 취재현장을 다닐 때 대중교통이 편하고, 취재비 받아서는 차를 운영할 수 없기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불편함은 있으나 늘 책을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취재가방에 언제나 책을 갖고 다닌다. 집에서도 열심히 책을 읽지만 버스나 지하철에서 읽은 책이 상당하다. 그러다보니 이제는 운전하는 것이 불편한다. 운전하느라 책을 읽지 못하기 때문이다. 가급적 운전을 하지 않는다. 오늘도 잠시 취재 갔다가 다음 취재까지 짬이 생겨 굳이 한 장소를 찾아 왔다. 종로쪽에 있는 저렴하고 넓직한 카페이다. 종로 쪽에 올 때 시간이 비면 와서 기사를 쓰거나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 내게 독서 취미가 있는 것이 너무 다행이다. 어렸을 때부터 책 읽기를 좋아했었다. 다행히 지금도 독서가 좋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책을 읽으면 취재 현장까지 가는 것이 하나도 지루하지 않다. 시간이 비어도 좋다. 책 읽고 있으면 되니까. 모두 안빈낙독의 삶을 사시기를. 엉뚱한 일에 시간 낭비하지 말고 책에서 삶의 지혜를 얻으시기를 바래본다.
    • 문화
    • 포토에세이
    2025-08-23
  • 3代의 감 따기
    2020년 12월 담임목회 사임 후 부모님 댁에 얹혀 살면서 이듬해부터 가을에 감을 따고 있다. 올해도 감을 땄다. 20여 년 전 어머니께서 이 집을 사서 오신 후 종로 묘목상에게 어린 감나무를 사서 마당에 심었다가 아버지께서 집 밖 귀퉁이로 옮겨 심으셨다. 올해 4년째에는 이전처럼 감나무에 비료를 주지도 못하고 지냈는데 어머니가 막걸리 등 양분을 주셔서 그런지 깨끗하게 감이 열렸다. 이전에는 감 주위에 흰 것들이 붙어 있었는데 말이다. 이 감이 탐스러웠는지 동네 어떤 사람이 두 번이나 따는 것을 어머니 아는 분이 소리쳐 내쫓았다고 한다. 그래서 더 손타기 전에 어머니, 아들과 함께 감을 땄다. 이사 올 때 감나무 잎 떨어지는 것이 지저분해 어머니는 잘라버리시려고 했는데 나는 살려 두자고 했다. 그 결과 서울에서 감을 따는 재미와 먹는 재미를 누리고 있다. 아버지도 침대에 누워계시면서 잘 익은 감을 맛있게 드시니 다행이다. 70여 개는 딴 것 같다. 대봉이라 익혀 먹어야 한다. 매년 감 따는 재미를 누리고 싶다. 단톡에 어떤 사람이 감의 효능에 대해 올려 공유해 본다. "감" 많이드세요! "감"만큼 다양한 치유력과 탁월한 효능을 갖고 있는 과일은 없다고 해도 될 만큼 놀라운 과일입니다! 뿐만 아니라 감은 종합 영양제라고 할 수 있는 최고의 과일이죠. 감 1개에는 사과 9.5개 분량의 비타민이 들어있는데 이는 최고의 천연 종합 비타민 과일이라고 할 만합니다. 그리고 비타민 A는 시각 유지에 필요한 로돕신을 만드는 영양소인데 이 비타민 A가 감 1개에 성인이 하루 섭취해야 할 양이 모두 들어 있다고 합니다. 그 때문에 눈을 많이 쓰는 수험생이나 노안으로 눈이 나빠지는 경우에 시력 보호용 과일로도 좋습니다. 감의 주성분은 당질(15~16%)인데 포도당과 과당의 함유량도 매우 높으며, 비타민 C와 A 그리고 탄닌, 칼륨, 마그네슘 등이 풍부하게 함유된 알칼리성 식품입니다. 감은 최상의 건강 과일이라 해도 지나침이 전혀 없다고 합니다. 이런 최상의 건강 과일이 흔하고 값도 싸기 때문에 무시하고 비싼 과일만 사드시고 있겠죠! 사과 10개 먹는 것보다 감 1개 먹는 것이 더 좋다고 증명하고 있어요. 잘 모르셨죠? 감은 자연 치유제로도 최상의 특급 과일이며 피부에도 최고랍니다. 심폐(心肺)를 녹여주며 갈증을 멈추고 폐위(肺痿)와 심열(心熱)을 치료합니다. 위의 열을 내리고 입이 마르는 것을 낫게 하며 토혈(吐血)을 멎게 해 주는 탁월한 효능을 갖고 있는 약입니다. 얼굴의 주근깨를 없애고 기침, 만성기관지염, 고혈압, 심장 질환 등에도 효능이 있는 식품으로 알려져 있으며 중풍 예방약으로도 쓰입니다. 감만큼 다양한 치유력과 탁월한 효능을 갖고 있는 과일은 없다고 합니다. 감 많이 드세요.
    • 문화
    • 포토에세이
    2024-11-04
  • 【단상】 나이 듦의 美學
    60을 목전에 둔 나이가 됐다. 어느새 그렇게 세월이 흐른 것이다. 이제는 예전 젊을 때와 같은 꿈과 계획을 갖지 않는다. 살아갈 날이 살아온 날보다 길지 않을 것이라는 자각 때문이다. 그래도 젊은 때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 것은 나름으로 열심히 살았기 때문이다. 아쉬움도 미련도 별로 없다. 나이 든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서글프지만, 한편으로는 살아온 경험으로 인해 풍요롭다. 젊은 사람이 경험하지 못한 것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살면서 경험한 것 중 하나는 첫째는, 의외의 인생이 있다는 것이다. 학창 시절과 다른 인생을 사는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을 볼 때 그때 내가 잘못 보았거나 혹은 그들이 살아가면서 삶의 궤도가 수정되었거나일 것이다. 아무튼 인생에는 이런 예외성이 있다. 하긴 나도 범생이로 살며 40살에 담임으로 부임했다가 55살에 사임하고 언론사, 기자를 하고 있으니 인생이란 뜻대로 안 되는 것이 분명하다. 이러한 삶의 의외성으로 인해 사는 것이 재미있는지도 모른다. 살면서 경험한 것 둘째는, 언젠가는 드러나고 대가를 치른다는 것이다. 삶은 만만하지 않다. 조심해서 살아야 할 이유다. 그런데 전 8:11 “악한 일에 관한 징벌이 속히 실행되지 아니하므로 인생들이 악을 행하는 데에 마음이 담대하도다”란 말씀처럼 죄에 대한 처벌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자, 간이 부어 더 큰 죄를 짓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때가 되면 결국 알려지고 그에 대한 대가를 지급해야 한다. 자신의 인생이 결정적으로 망가질 수도 있다. 삶에 대해 진지해야 하고 성실해야 할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심은 대로 거둔다는 것은 평범하나 여전히 진리이다. 살면서 경험한 것 셋째는, 살아있음이 기쁘다는 것이다. 오늘도 살아 있기에, 이 글을 쓴다. 살아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고 즐거운 일이다. 담임 사임 후 부모님 집에 얹혀살면서 늘 연로하신 부모님을 대하며 그것이 앞으로의 내 모습이라는 것을 생각한다. 그리고 삶의 끝은 죽음이고 한 줌의 재가 되는 것이다. 그것을 생각하면서 그전까지 매일 매일 기쁘고 즐겁게 살고 싶다. 큰 욕심 부리지 않고 작은 것에 만족하며 현재 하는 일에 성실한 것이 내 삶의 방식이다. 앞으로도 그렇게 살 것 같다. 앞으로 더 나이가 들면 더 많은 깨달음이 생길 것이다. 그런 면에서 나이 먹는 것이 싫지만은 않은 일이다. 이것이 나의 나이 듦의 美學이다.
    • 문화
    2024-10-17
  • 옥수수 파종
    옥수수 파종 옥수수 두 알을 땅을 파고 묻는다. 끝! 어제 10년 같이 산 개를 장사했다. 밤나무 언덕에 땅 파고 사체 넣고 묻는다. 끝! 장례식도 비슷하다. 땅 파고 넣고 묻는다. 끝! 성도의 삶을 땅에 묻힌 밀알이라 했다. 땅에서 썩어 열매 맺는다. 땅에 묻히는 게 영광이다. 흙으로 가려지는게 시작이다. 나머지는 생명을 주관하는 주의 몫이다.
    • 문화
    • 포토에세이
    2024-03-30

실시간 문화 기사

  • 은혜의 스윙 바이-권순웅 목사
    은혜의 스윙 바이 스윙 바이(swing by)는 로켓이 스스로의 추진력을 상실할 때, 주변 행성의 중력의 장을 이용하여 날아가는 기술입니다. 이 중력파는 인터스텔라 등 영화 속에도 등장합니다. 프랑스 한국계 입양아인 '장 뱅상 플라세'가 있습니다. 1975년 옷 몇 벌과 성경책을 가지고 프랑스 양부모를 만난 그는 자서전 Pourquoi Pas Moi! (내가 안 될 이유가 없지!)를 통해 25살 때 40살 이전에 국회의원이 되는 꿈을 꾸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플라세는 자신이 꿈꾼대로 43세 때 프랑스 상원의원, 47세 때는 장관이 되었습니다. 애굽의 감옥에서 인생의 블랙홀을 경험한 요셉 역시 결국엔 은혜의 스윙 바이를 경험했습니다. 그의 뜻대로 모든 신하를 다스리며 그의 지혜로 장로들을 교훈하게 하였도다(시 105:22)
    • 문화
    • 포토에세이
    2022-10-02
  • 바보 따름이와 NUTS-권순웅 목사
    바보 따름이와 NUTS 바보 예수님을 만난 자가 바보 따름이 입니다. 심령이 가난한 자는 바보가 되기를 원하는 바보 따름이입니다. 똑똑함을 비우는 것입니다. 내려놓는 것입니다. 자신을 죽이는 것입니다. 그리고 예수님을 모셔드리고 그분만 따르는 것입니다. 레오나드 스위트의 <나를 미치게 하는 예수>에서 NUTS의 지혜를 말합니다. NUTS는 호두, 밤, 아몬드 등 견과류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 다른 뜻은 바보, 얼간이, 멍청이의 뜻도 있습니다. 성육신, 아가페, 한 알의 밀알, 그리고 십자가는 <바보 예수>에 나오는 NUTS의 지혜가 아닌가 싶습니다. 또 무리에게 이르시되 아무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 (눅9:23)
    • 문화
    • 포토에세이
    2022-09-30
  • 바보 예수-권순웅 목사
    바보 예수 바보 예수를 요한 크리소스톰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오직 바보만이 사랑과 평화의 메시지 하나로 세상을 바꿔 보려고 시도합니다. 그렇다면 예수야말로 바보였다고 결론지을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십자가를 지셨습니다. 그것은 역설적 지혜와 바보의 지혜라는 말입니다. 십자가의 도가 멸망하는 자들에게는 미련한 것이요 구원을 받는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능력이라 (고전 1:18)
    • 문화
    • 포토에세이
    2022-09-30
  • 내 가 ...
    내 가 ... 내가 주를 찬양할 때 내 영혼이 숨을 쉬고 있으므로 내가 주 앞에 서있을 때 주가 나와 동행 하고 있구나 내가 기도하고 있을 때 나의 영혼이 주께 더 가까이 가고 있으므로 내가 주를 앙모하고 있을 때 나그네 산소망의 길 참된 인도함이 있구나
    • 문화
    • 포토에세이
    2022-09-18
  • 아부지와 홍시
    1. 오늘 아침 58년 개띠 ‘백형’이 시 한편을 보냈다. 하기야 오늘만 보낸게 아니다. 그 형은 매일 보내신다. 백형의 사랑의 수고로 나는 요즘 매일 시 한편을 읽는 멋스런 남자로 바뀌고 있다. 나름 감성 있다 자부하는 나에게 백형은 시적인 감각까지 겸비하도록 업그레이드 시키고 있다. 오늘 아침 보낸 시를 읽는데 고향과 아버지 생각에 눈물이 와락 쏟아졌다. 백형이 보낸 시는 ‘피재현’ 시인의 ‘별이 빛나는 감나무 아래서’였다. “아버지는 가을이 깊어지면 감 따러 오라고 성화를 부렸다. 나는 감 따는 게 싫어 짜증을 냈다. 내가 얼마나 바쁜 사람인지 아느냐고. 감 따위 따서 뭐 하냐고. 아버지 돌아가시고 다시 가을이 왔을 때 엄마는 내게 말했다. 니 애비도 없는데 저 감은 따서 뭐 하냐. 나는 별이 빛나는 감나무 아래서 톱을 내려놓고 오래도록 울었다.” 2. 내 고향 청도는 감나무 천지다. 집집마다 서너 그루 있고, 밭에도 있고, 가로수도 감나무다. 가을이 되면 감나무마다 달린 빨간 홍시들은 장관을 이룬다. 달린 홍시를 하나 따서 쪼개면 촉촉하게 밴 감물이 뚝뚝 떨어지지만 입에 넣으면 세상을 다 얻은 맛이다. 난 감나무 밑에서 눈 깜짝 할 사이에 홍시를 단숨에 서너 개를 먹어 치운다. 고구마처럼 목 매이는 것도 없고, 사과처럼 껍질 깎을 필요도 없다. 그냥 중간을 쪼개어 입에 넣고 쭉 빨아먹고 껍질은 버리면 된다. 그렇게 홍시로 배를 채우며 자랐다. 나뿐만 아니다. 우리 청도사람들은 대부분 그렇다. 근데, 그 흔한 감나무가 사실, 어릴 적 우리 집에는 한 그루도 없었다. 겨우 닭장 옆에 깨양나무(고욤나무) 한 그루만 있었을 뿐이다. 깨양 열매는 감을 닮았지만 모양도 작고 씨도 많아 맛도 별로였다. 감나무 천지인 마을에 한 그루도 없는 우리 집이 늘 불만이었다. 그리고 자기 집 감나무에서 홍시 따 먹는 친구들이 그렇게 부러웠다. 나는 몇날 며칠 아부지(경상도 호칭)에게 투덜거렸다. “아부지, 우리 집도 감나무 좀 심어 주이소~ 맨 날 남의 집 감나무에서 홍시 따먹기 이젠 싫심더~” 3. 어느 날, 아부지가 감나무 접붙이기에 일가견이 있는 동네 전문가를 모셔 와서 깨양 나무를 베고, 청도 반시감나무 가지로 접붙였다. 그날부터 감나무가 자라는 것을 나는 매일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역시 내 기대대로 감나무가 잘 자랐다. 그러던 어느 해, 가을이 왔다. 봄부터 열매를 낸 감나무에서 제법 굵은 감들이 달렸고, 그 중에서 몇 개는 홍시가 되었다. 나는 얼른 감나무에서 홍시를 따서 어릴 때부터 터득한 기술로 둘로 쪼개어 입 안에 쏙 넣었다. 달달하게 흐르는 감물을 몇 번 쪽-쪽- 빨아먹고는 껍질은 미련 없이 던져버렸다. 행복했다. 매해 감나무는 무럭무럭 자랐다. 어느 해 보니 옆집 친구 집의 감나무와 키 재기 할 정도로 컸었다. 뿌듯했다. 4. 감나무는 한창 잘 자라고 있었지만 아부지는 점점 늙어갔다. 시골집도 새집이 들어서는 주변 집들에 비해 점점 초라해졌고, 급기야는 쓰러지기 일보직전까지 갔다. 바지런한 막내 자형이 시골집을 새로 지어야겠다고 서둘렀다. 읍내 농협에서 장기대출을 받고 넓은 거실에 큰 방 하나, 작은 방 하나 실 평수 26평 정도의 아담한 집을 설계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집터가 워낙 좁아 집을 지으려니 감나무를 베어야만 했다. 감나무가 베어지던 날 난 속상하고 너무 아쉬워 울었다. 또 남의 집 감나무에서 홍시를 따 먹어야 할 신세가 된 것이 솔직히 서러웠다. 5. 지난 추석에 시골에 갔다. 여전히 우리 집에는 감나무가 없다. 아부지도 20년 전에 하늘 가시고 없으시다. 하지만 홍시는 여전히 천지삐까리다. 세월이 흐르고 낫살 먹어도 어릴 때 익힌 홍시 따 먹는 실력은 여전했다. 어머님께 아들 왔다고 인사하고는 곧바로 집 앞 남의 집 감 밭에 갔다. 익숙한 솜씨로 빨갛게 익은 홍시를 몇 개 땄다. 그리고 게 눈 감추듯 서너 개를 입에 넣었다. 얼마 만에 느끼는 달달함인가? 그날 모처럼 홍시로 배 채웠다. 찬바람이 분다. 고향땅 감나무에는 까치 밥으로 남겨진 홍시 몇 개 외에는 남겨진 것이 없지 싶다. 홍시를 먹으려면 내년 가을까지 기다려야 한다. 근데, 오늘 따라 홍시가 또 먹고 싶다. 덩달아 우리 아부지도 눈물겹도록 보고 싶다.
    • 문화
    • 포토에세이
    2022-03-30
  • 아부지
    아부지 1. 내가 태어날 때 아부지는 45세였다. 이미 내 위로 4명의 누이와 3살 위의 까칠한 형아가 있었다. 그 시대 아부지들은 다 그렇듯이 울 아부지도 늦은 결혼이었지만 아들을 원했다. 하지만 그토록 바랬던 아들은 4명의 딸이 온 후 5번째 태어났다. 오랜 기다림 끝에 태어난 아들을 보며 아부지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거다 아들을 품에 안고 기뻤던 아버지는 하나 더 얻기를 바랬는데 이번에는 희한하게 딸, 아들이 몇 분 사이로 태어났다. 그렇게 이란성 쌍둥이로 태어난 나는 누이들과 부모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랐다. 2. 내가 아부지의 존재를 인식할 때 아부지의 모습은 태산과 같았고, 천하장사였다. 상상할 수 없는 무게의 나뭇짐을 지셨고, 거대한 산과 같은 고봉의 밥을 드셨다. 주무실 때 코 고는 소리는 천지를 진동케 했다. 매캐한 연기가 방구석의 사각 모서리의 장판 접힌 틈 사이로 꾸물꾸물 올라올 때쯤 콜록거리며 눈을 떠 보면 어느새 아부지는 콧노래로 찬송 부르며 소죽을 끓이고 계셨다. 그때 생각했다. 아부지는 잠도 없나 어떻게 저렇게 일찍이 일어나시지... 3. 아부지는 바지런하셨다. 얼마 되지 않는 논때기론 자식들 입에 풀칠하기도 어려워 늘 남의 집 일들을 하셨다. 고단한 날들의 연속이셨던 아부지의 모습은 늘 흙 묻은 옷을 입었고 풀냄새와 땀 냄새가 범벅이 된 이상야릇한 냄새를 풍겼다. 내가 머리와 몸집이 커갈수록 아부지의 존재는 점점 태산에서 야트막한 구릉으로 변했고, 천하장사와 같은 힘도 어느새 내가 범접할 수 있는 힘을 가진 평범한 사내로 바뀌어 있었다. 어느 날, 아부지가 뭐가 그래 화가 났는지 작대기를 나를 때리려 하셨다. 힘과 꾀가 있었던 나는 아부지 뒤로 가서 꽉 껴안았더니 아부지는 꼼짝달싹 못하였다. 그때 처음 알았다. 아~ 아부지도 늙어가는구나. 4. 아부지는 미처 효도할 틈도 주지 않은 채 우리 형제 곁을 떠난 지 벌써 20년이 되었다. 어무이도 떠나고 보니 이상하게 아부지 생각이 많이 났다. 나도 아부지처럼 누구보다 일찍 일어나 하루를 시작한다. 깊은 잠에 빠진 딸들을 보면서 나는 그제사 깨닫는다. 아부지도 푹 자고 싶은데 어쩔 수 없이 일찍 일어난 것이었구나. 좋은 아부지, 능력 많은 아부지가 되고 싶었지만 현실이 만만치 않아 늘 인상 쓰셨던 아부지가 내가 아부지 나이에 가까이 갈수록 이해되고 동변상련의 마음을 깨닫게 된다. 내 책상 위에는 아부지의 한갑때 큰아부지, 큰어무이, 울 어무이와 아부지 이렇게 네 어르신이 차렷 자세로 찍은 빛바랜 사진이 있다. 그 사진 속에 계신 분들은 지금 아무도 없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가고 있다. 오늘따라 아부지가 그립다.
    • 문화
    • 포토에세이
    2022-03-30
  • 천국입성하신 우리 어머니
    사랑하는 나의 엄마 박이춘 집사님 힘겨운 87년의 삶을 믿음으로 잘 사셨습니다. 오늘 아침 천국으로 부름 받아 아들 입장에서 너무 섭섭하고, 죄송하고, 아쉽습니다. 하지만 어머니가 나의 어머니 되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어머니께서 베푸신 사랑 잊지 않겠습니다. 그토록 그리워했던 당신의 남편도, 당신의 두 딸도, 이제 만나서 마음껏 밀린 이야기 하시고 그리움을 닦으십시오. 그리고 만날 때마다 하람이가 왜 그렇게 오래 미국에 있게 하냐고 얼른 데리고 오라고 성화였는데... 어머니 죄송합니다. 어머니가 너무 슬퍼하실 것만 같아서 어머니가 슬퍼하시는 모습을 차마 이 아들이 볼 자신이 없어서 미국에 잘 있다고 지금껏 속였습니다. 하지만 이제 맘껏 보십시오. 얼굴도 만져 보시고, 손도 잡아주시고, 볼에 뽀뽀도 하십시오. 괜히 어머니가 부럽네요. 그렇게라도 만질 수 있으니 말입니다. 근데, 어머니 하람이는 이미 어머니보다 천국입성 선배니 손녀라도 선배 대접 잘 하십시오. 우리 딸 하람이는 원래부터 친절한 아이였으니 천국의 이곳저곳을 안내하며 천국생활 시작하는 어머니를 살뜰히 챙기며 안내 할 것입니다. 어머니 이제 더 이상 아픔도, 슬픔도, 서러움도, 죽음도 없는 천국에서 주님과 더불어 영생하십시오. 천년이 하루 같은 천국에서 천국 이곳저곳 구경하다가 천국 문에서 시끌벅적하면 내다보십시오. 그새 제가 “어무이~” 하며 달려갈 것입니다. 엄마, 나의 어머니 천국에서 만납시다. 제가 가면 저 마음껏 안아주시고 제게 폼 잡고 천국 구경 시켜 주십시오. 그날까지 나도 열심히 살께요. 어머니 고맙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ps: 나의 어머니 故 박이춘 집사님(향년87세) 오늘 아침(2022. 2. 14. 월) 7시16분 소천 했습니다. 경산 옥산전문장례식장에 모십니다. 발인은 수요일이며 청도 선산에 모십니다. 코로나시국이니 평안한 장례식이 되도록 다만 기도만 부탁드립니다
    • 문화
    • 포토에세이
    2022-03-26
  • 손잡이
    아침 출근 시간 밀리는 지하철에서 이리저리 흔들린다 이때 내가 의지할게 내 앞에 있다 손잡이 인생이 흔들릴 때 의지할 "참 손잡이"도 있음에 마음 든든하다
    • 문화
    • 포토에세이
    2022-03-18
  • 무거운 짐
    신문을 창간하면서 장비를 새로 구입했다 카메라, 플래쉬, 렌즈, 망원렌즈, 미니 노트북 그 무게가 어마어마하다 어깨에 매도, 손으로 들어도 무게를 피할 수 없다 만원 지하철, 앉지 못하고 서서 갈 때 짐을 올려 놓을 수 있는 짐칸이 너무 고맙다 내 인생의 짐도 '누군가'에게 맡기며 간다
    • 문화
    • 포토에세이
    2022-03-18
  • 먼 하늘을 본다
    뒷산 등산로에 설치되어 있는 팔베개하고 다리 꼬고 하늘 쳐다보고 있는 곰 한 마리 나도 어렸을 때 저 모습으로 하늘을 본적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그래본 적이 없다. 모든 일 멈추고 편한 자세로 멍하니 흘러가는 구름을 보면 수많은 상념을 할 수 있을텐데 바쁜 나에게 ‘너도 나처럼 해봐’라고 말하는 부러운 곰 한마리
    • 문화
    • 포토에세이
    2022-03-18
비밀번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