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사 장로 간 합의가 없는 한 목사 정년 연장은 요원해 보인다
매년 전국장로회연합회 하기부부수련회가 끝날 때 결의문을 채택한다. 올해도 그랬는데 역시나 장로들은 목사들의 정년제 연장을 적극 반대했다. “우리는 항존직 정년 연장을 적극 반대한다. 우리 교단은 헌법에 항존직 정년을 70세로 명시하고 있다. 급변하는 AI시대에 걸맞게 젊고 열정이 있는 목회자가 더욱 필요한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정년 연장을 적극 반대한다.”
이것을 가리켜 혹자는 노(장로)사(목사)갈등이라고 했다. 정년을 앞둔 목사 중에는 연장을 바라는 경우가 많은데, 장로들은 결사반대하고 있다. 지난 109회 총회에서 잠시 정년 연장안이 통과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장로들의 벌떼 같은 항의로 곧 무효가 됐다. 올해도 정년 연장안과 고수안이 헌의될 것이다. 언제까지 이런 소모전이 되풀이되어야 하는가? 목사들은 인디언 기우제처럼 될 때까지 매년 연장안을 올리고 거기에 목을 매달 것인가?
사회 통념상 보면 70세까지 목회하는 것은 많이 하는 것이다. 젊어서 개척한 경우는 30년, 40년 목회할 수도 있다. 하지만 통상 40대 후반에 담임으로 나가는 지금 현실에 부임하면 25년 정도 목회를 한다. 그러면 일반 직장인 보다 많이 했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교단마다 정년이 없거나 긴 경우도 있으니 70 정년제에 해당하는 목사들은 이래저래 심난할 것이다. 목사는 70이 넘어서도 더 목회하고 싶고, 장로들은 안 된다고 하니 어떻게 이 문제를 풀어야 하는가? 매년 총회에서 1시간 넘게 설전을 벌이는데 올해도 재탕이 될 것 같아 취재하는 기자 입장에서 참으로 갑갑한 노릇이다. 해법은 그 어디에 있는가? 뭐든 만들기는 쉬워도 없애기는 어렵다. 과거 정년제를 왜 만들었는지? 그리고 이제 왜 그것을 수정해야 하는지에 대한 합의가 있지 않는 한 이 노사갈등은 매년 되풀이될 것으로 보인다.
책을 읽다가 노년 정년 연장에 대한 힌트를 주는 내용이 있어 소개해 본다(『모두가 힘들다고 할 때 기회가 있다』 - 한근태. 글의온도 · 2025년)
헌 것 속에 새로움이 있고, 새로움 속에 헌 것이 있다
우리 사회는 종종 나이를 기준으로 사람을 판단하곤 한다. 은행권에서는 전문성과는 상관없이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만으로 임금 피크제를 적용한다. 공평해 보이지만 사실 전혀 공평하지 않은 제도다. 또한 로테이션이라는 명목하에 전문성을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다. 우수한 인력이 왔다가도 뚜렷한 주특기 없이 평범한 사람이 되어 나온다. 반면 정치권은 전반적으로 노령화되어 있다. 기업이라면 벌써 물러났어야 할 사람들이 여전히 현역으로 활동한다. 늘 세대교체의 필요성이 제기되지만, 정작 그들 자신이 현역이다 보니 실천은 쉽지 않다. 그렇다면 진정한 세대교체란 무엇일까? 이에 대해 김성근 감독의 주장은 들어볼 만하다. 컵에 물을 계속 부으면 어느 순간부터 원래 담겨 있던 물이 자연스럽게 빠져나온다. 이런 것이 세대교체다. 컵에 있는 물을 전부 비우고 새로 넣는 게 아니다. 세상일은 원래 헌 것 속에 새로움이 있고 새로움 속에 헌 것이 있는 법이다. 나이를 먹어도 능력이 있으면 계속하는 것이고, 젊어도 능력이 없으면 그만둬야 한다. 가득염은 1969년생, 2007년 SK 왔을 때 내일모레 마흔이다. 그런데 4년이나 더 선수생활을 했다. 경력이 많으니 위기에도 떨지 않고 대범하게 자기 볼을 던졌다. 한 마디로 나이 먹었다고 자르고, 젊다고 쓰지는 말라는 것이다. 나이가 들었어도 가득 같은 선수는 기용하고, 젊어도 성과를 내지 못하면 자르라는 것이다. 컵에 있는 물을 쏟고 새 물을 채우는 대신 계속 새로운 물을 부으라는 것이다. 나이 든 사람을 몰아내고 그 자리에 젊기만 한 사람을 채우는 게 세대교체가 아니다. 제 역할을 잘하고 발전에 대한 욕구가 있는 사람은 남아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을 내보내고 새로운 피를 수혈하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세대교체다(pp. 176-17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