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북지역노회협의회가 신년하례회 및 구국을 위한 특별기도회를 1월 3일 오전 11시 남현교회에서 가졌다. 이날 대표회장 장순직 목사는 빌 3:13-14을 본문으로 ‘비상’이란 제목의 설교를 했다. 장 목사는 설교 도중 올해 본인이 사례비를 대폭 줄인 것에 대해 말하며 교인들이 별로 호응하지 않아 괜히 했나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은퇴를 앞두고 돈 앞에 흔들리는 자신에 대해 고백하며 그럼에도 푯대를 향해 가자는 취지의 설교를 했다.
자진해서 사례비를 줄였다는 것도 놀랍고, 이에 대해 교인들이 별 반응을 보이지 않자 섭섭했다는 말을 한 것도 놀랍다. 이것은 목회자도 평범한 한 인간에 지나지 않다는 것에 대한 고백이다.
장 목사는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연약함을 노출했는데 이는 흔들림에 대한 좋은 예화라고 생각한다.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목회자는 자신의 부족함을 노출할 필요가 있다. 그럼으로써 목회자 자신도 흔들리는 가운데 신앙으로 살려고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주게 된다. 그런 면에서 나는 이 자기 노출을 참신하게 받아들였다. 물론 과유불급이라고 목회자가 늘 자기 이야기만 해서는 안 된다. 자기 자랑을 해서도 안 된다. 아주 가끔 목회자의 연약함을 드러내는 것은 유익하다고 생각한다. 다음은 동영상 8분 42초부터의 설교 요약이다.
“바울처럼 박해와 저항을 당하지 않지만 우리는 알지 못하는 사이에 유혹과 미혹의 시대에 살고 있다. 이전에 그렇지 않았는데 40년 목회 은퇴가 다가오자, 걱정이 생겼다. 모아둔 돈도 없다. 그러자 남에게 받는 돈봉투 두께에 신경이 쓰이는 나이가 됐다. 그동안은 가난한 농촌 목회자로서 이에 대해 자유로웠었다. 그런데 변질이 되고 위축되는 것 같아 작년 말 결단하고 사례에서 천몇백만 원을 줄였다. 제직회에서 이에 대해 말했는데 교인들은 엄지손가락을 들고 인정해 주는 것이 아니라 팔짱을 끼고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누군가에게 잘했다는 평가를 받고 싶어 하는 나를 보며 미성숙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하루 종일 ‘돌리도, 돌리도’를 불렀다. 괜히 했다는 생각도 하며 돈에 약해져 가고 있는가 하는 생각도 했다. 목사는 직업으로 생업을 위한 것인가 하는 생각에 마음이 위축된다. 정년을 앞두고 흔들리는 것 같다.
100세의 철학자 김형석 교수는 목표가 선명했기에 지금도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울도 그랬다. 푯대가 분명했다. 저도 그랬는데 정년을 앞두고 흔들리고 있다. 그러나 하나님이 원하시는 소원과 상급을 믿고 주님을 붙들 수 있다면 비록 흔들릴지라도 이 길에서 이탈하지 않을 것이고 비상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확신 속에 달려가기를 소망한다.”